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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세상이야기] 민감과 둔감 사이!
기사입력  2019/10/30 [11:45]   놀뫼신문

 

거절 못 하고, 싫은 소리 못하고, 남의 말에 신경 쓰며 사는 사람, 우리 주변에 더러 있다. 필자의 지인 H는 그 수위가 다소 높은 편이다. 그녀의 일상은 염려의 연속이라 할 만큼 매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산다. 모임에서 같이 일을 한 적이 있는데, 예민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이 있었다. “언니, K가 그러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보고 너무 나댄다고 뒤에서 말들이 많다고 그래요. 언니도 알다시피 K는 제 절친이잖아요. 모임에서도 그 친구가 일을 하면 제가 언제든 발 벗고 나서고 그랬는데, 걔는 늘 날 위해서 해주는 말이라고 해요. 언제는 나보고 부지런하다고 그러더니, 지금 와서는 설친다고 그러고,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필자에게 하소연을 했다. 

필자는 H에게 “K가 너한테 자격지심이나 열등감이 있나 보네, 내가 아는 바로는 거기서 너를 두고 험담 할 사람은 없는 거 같은데, K가 네가 많이 부러운가 보네.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민감 모드를 둔감 모드로 바꿔봐. 네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이야”라며 조언을 해 준 적이 있다. 

하지만 H는 그 후로도 타인의 말에 휘둘리고 그것 때문에 결국은 밤잠도 설쳐 신경과의 약 처방을 받기에 이르렀다. 요즘도 가끔 H는 하소연을 해온다. “언니, 남편 정년도 몇 년 안 남았는데, 노후자금은커녕 애들 뒷바라지할 여력도 없어요. 큰일이에요.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될 거 같아요. 남편은 천하태평이고, 믿을 수가 없다니까요”라며 닥치지 않은 미래의 일까지도 당겨서 염려를 한다.

이번에는 필자가 “그래 잘 됐네. 이번 기회에 노후를 위한 공부를 좀 해봐, 이제껏 남편만 바라보고 살았잖아. 요즘은 자기계발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를 위한 재취업 정보나 인생 이모작 같은 실질적인 일자리 지원이 가능한 사업들도 많던데, 도전해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나도 옆에서 도와줄게. 이 일에는 둔감하지 말고 민감하게 움직여봐. 무엇보다 넌 큰 장점이 있잖아. 섬세하고 촉도 빠르지, 이내 찾을 수 있을 거야”라며 H의 도전을 재촉했다. 

우리는 가끔 민감할 때는 둔감하고, 둔감해도 되는 일에는 민감하게 반응해서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 필자 역시도 예외일 수는 없는데,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다른 사람의 기분과 감정에 크게 영향을 받아 행동하고 늘 긴장하며 생활했기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번번이 파김치가 됐다. 직업의 특성상 민감함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위안을 삼기도 했다. 실제로 적정 수준의 긴장은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민감한 나로 사는 법’의 저자 다케다 소운은 민감한 사람은 타인의 장점이나 고민을 빨리 알아채기 때문에 배려심이 뛰어나고 누구보다 풍부한 내면세계를 갖고 있기에 창의적이며 열정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둔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에는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들에 신경 쓰지 않고, 나답게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능도 단단한 마음 위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는데, 민감과 둔감 사이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면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당당한 나만의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노태영 라이프코치     ©놀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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