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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공간] 추석민심 잡으려는 이들에게
기사입력  2019/09/03 [18:19]   놀뫼신문

▲ 전영주 발행인     ©놀뫼신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연중행사인 태풍 장마 없이 지나가서인지, 늦여름이 지속되는 거 같다. ‘여름 추석’이다. ‘여름’은 열매의 ‘열음’이라 한다. 봄에 야심차게 가꾸었던 텃밭 작물들이 덩굴에 휘감겨 있다. 상추와 쑥갓을 빼먹은 자리에는 온갖 잡초들이 아우성이다. 손이 덜간 늦여름 텃밭이 심란하다. 갈아엎기에는 뭔가 아쉽고, 단장하기에는 품이 아깝다. 계륵(鷄肋) 같은 상황이 현재 내 모습과도 흡사하다.

나는 요새 좀처럼 TV를 켜지 않는다. 온통 ‘조국’ 얘기뿐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다. 그나마 즐겨 보던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마저도 보질 않는다. 이기는 방법을 아예 잃어버린 팀 같다. 감독, 선수 교체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위닝 멘탈’을 잃어버린 거 같아서다.

 

자각증상 없는 정치인과 공무원들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도 안 된다. 정치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의 영역이다. 그런데 실제로 정치를 아무나 하고 있다. 정치가 갖는 영향력이 막강해서가 아니라, 그 막강한 영향력을 아무나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논산과 계룡에는 정치인은 차고 넘치는데, 정작 정치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희귀하다. 능력과 책임감이 절대적으로 모자란 사람들이 본인들에게 걸맞지 않는 중요한 자리를 뻔뻔하게 꿰차려 하고 있다. 재수는 기본 삼수까지 꿇어가며 선거판마다 기웃거리고 다닌다. 정책도 없고, 이념과 신념도 없는 이들이 선거때마다 장날 시장놀이패처럼 몰려다니며 인사하고 명함 돌리며 얼굴 동냥으로 표구걸을 하고 있다. “사자 한 마리가 이끄는 양 떼가, 양 한 마리가 이끄는 사자 떼를 이긴다”는 속담이 있지만, 우리는 자칫 ‘양 한 마리가 양 떼를 이끄는 꼴’이 될 수도 있겠다.

여기에 ‘오너 마인드’가 없는 그저 고용된 ‘회사원의 마인드’만 가지고 있는 공무원들 또한 문제이다. 그들은 기관별, 부서별로 분산되어 있어 절대적 힘의 실체를 체감하지 못할 뿐이지, 실제로 시민들을 움직이는 권력의 실체는 공무원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시민과 지역을 이끌고 있다’는 주관적 자각이 약하다는 점이다.

이렇게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사회를 향한 통찰도 부족하고, 자신을 향한 성찰도 결여되어 있는 가운데,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는 현실이다. 

 

들숨과 날숨으로 그들을 깨우치자

 

정치인은 선거에 질 수는 있어도, 본인의 지역을 뺏겨서는 안된다. 그것은 본인의 생명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역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선거에만 몰두한다면 나중에는 설 곳마저 잃어버린다. 결국 집 잃은 정치인이 되고 말 것이다.

정치인의 최대 덕목은 포용(包容)이다. 하나만 같아도 동지로 보는 유연함이 있어야 함에도, 조그만 지역에서 하나만 달라도 적으로 몰고 서로 찧고 싸운다.

3김시대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으로까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3당 합당’과 ‘DJP연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치를 시민들과 함께 즐기며 하지 않고, 그저 국회의원 배지나 시장 자리가 탐나는 사람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사람은 반드시 시민을 지배하고 시민 위에 군림하려 든다. 시민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료와 동지를 만들어가는 사람! 언론과 대화하며 정당한 언론의 지적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비록 선거에 떨어져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나갈 수 있다. 시민들과 함께 마음과 마음으로 정치를 해야지, 혼자만의 머리로 정치를 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의 또 하나의 덕목은 용기(勇氣)이다.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지지자들에게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권력에 맞서는 것은 작은 용기만 있어도 가능하지만, 지지자들에게 맞서야 해서 부득불 그럴 때는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숨쉬는 데 집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살기 위해 호흡을 하지만 삶과 별 관계없는 부수적인 일 때문에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지 잊고 사는 셈이다. 애면글면하면서 살다 보니, 숨을 들이쉬는 데만 열중한 나머지 내쉬는 일에는 소홀했던 것 같다. 숨을 천천히 내쉬어 보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며 세상도 다시 보이는데도 말이다. 

이번 추석에는 하루만이라도 들이쉬는 숨, 내쉬는 숨을 집중하며 내 몸과 주위를 살피자. 누군가 반드시 축축한 손 내밀며 한 표를 구걸할 것이다. 그 동안은 아무 생각없이 잡았던 손, 이제부터는 천천히 숨을 내쉬며 건넨 손을 잡아보자. 우리의 들숨·날숨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누구나 해도 되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정치”라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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