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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세상이야기] 휴가도 소확행으로, 프티(petit) 바캉스
기사입력  2019/08/28 [15:48]   놀뫼신문
▲     © 놀뫼신문



여기저기서 ‘휴가를 갔는데, 좋긴 한데 갔다 오니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등의 뒷이야기가 많다. 쌓인 피로를 풀려고 떠난 휴가에 너무 큰 기대를 갖다보니 심리적으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다시 돌아온 일상에서 적응하지 못해 적잖은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휴가 후에 활력을 되찾는 경우도 그 효과는 2주에서 한 달 안에 사라진다고 한다. 

한 전문 기업의 설문조사 자료를 살펴보니 ‘여름휴가에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률이 약 65%를 기록했는데,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떠나는 여행 대신 여름휴가 기간 스테이케이션을 선호했으며 그 이유로 '온전히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라는 답이 58.4%를 차지했다고 한다. 여름휴가 여행 불필요의 이유로는 성수기에 기분 좋은 여행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무더위로 집에서 쉬는 게 났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고 한다. 

호캉스(호텔에서 보내는 휴가)는 이미 휴가 트렌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고, 이제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대세라고 한다. 이는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를 합친 신조어로 멀리 나가지 않고 집이나 집 근처에서 휴가를 즐기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얼마 전 필자의 대학생 조카가 ‘고모 집에서 홈캉스하려고 지금 올라가’라는 문자 한 통 보내놓고 배낭 하나 달랑 매고 찾아왔다.   

“이번 학기 시험 본다고 나 너무 힘들었어. 친구들은 다들 먹방 여행해본다고 대만 갔어” 같이 왜 안 갔냐고 물으니 “시끄럽고 번잡한 게 너무 싫어. 조용히 지내고 싶은데, 생각해 보니 고모 집이 딱이더라고, 나 3일만 조용히 있다가 갈 테니까 잠자리만 내주면 되고 나머지는 신경 꺼주면 땡큐야” 조카의 의견을 존중해 3일간 머물겠다는 2층은 올라가지도 않고 식탁 위에 간식 등 먹거리만 준비해뒀다.      

떠나는 날 뭐 하며 보냈냐고 물으니 “넷플릭스(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못 본 영화 실컷 봤어. 가끔씩 밀린 잠도 좀 자고. 엄마 잔소리 안 들으니 진짜 살겠더라고” 조카가 돌아간 후 저녁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고모홈캉스, 겨울방학에도 부탁해. 고모 최고!’ 평소 말수가 적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녀석의 솔직한 표현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다행이다. 3일간 진정한 쉼을 얻고 일상으로 복귀했다니 주인장으로서도 고객만족에 기분이 좋아졌다.

필자의 경우는 긴 일정의 휴가 대신 짧게 자주 가는 프티(petit) 바캉스를 즐긴다. 번아웃이 올 것 같으면 어김없이 집을 나선다. 당일 또는 1박2일을 선호한다. 짐을 꾸릴 필요도 없고 세면도구만 챙기면 끝이다. 행선지는 그날의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한다. 때로는 방송(달인) 맛집을 찾아 떠나는 재미도 누려본다. 

프티 바캉스는 후유증이 없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다. 그러면서 일상에 활력을 잃지 않도록 해준다. 무리한 경비 지출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인들과 스트레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렇다면 완전히 방전된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기보다 중간 중간 충전을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휴가의 진정한 의미가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곳에서 마음 편히 지내는 것으로 집이 될 수도 있고 영화관, 카페, 혹은 헬스클럽이 될 수도 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휴가에도 접목해본다면 후유증 낳는 긴 일정의 바캉스를 굳이 떠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 노태영 라이프코치     ©놀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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