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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뫼알릴레오] 미스터션샤인, 그리고 동학농민혁명
성수용(아모레퍼시픽 논산점 대표)
기사입력  2019/01/09 [14:34]   놀뫼신문


논산8경은 겉보기만이 아니다. 들여다 볼수록 논산 산하의 깊이가 느껴진다. 등재되지 않은 논산8경들도 즐비하다. 장소 외관으로서도 그러하지만, 그곳에 거하는 삼라만상이 오늘도 각자의 역에 충실하고 있다. 놀뫼 스토리는 누에보다 더 길다란 비단결이다. 기실, 숨겨져 있거나 기록되지 않은 스토리가 대부분이다. 그 설레는 발굴 작업에『놀뫼신문』이 첫삽을 뜬다. “놀뫼알릴레오”에는 학자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다. 내 고향땅 이야기를 구술(口述)할 수 있는 시민모두가 진짜 홍보대사이다. 타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진국 논산 이야기는, 진골 논산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첫 선을 보이며, nm4800@daum.net에서 논산시민의 육필 기록들을 기다린다. - 편집자주  

 

성수용(아모레퍼시픽 논산점 대표)

 

요즘 핫한 뉴스는 유튜버로 변신한 유시민의 ‘알릴레오’이다. 그는 tvN의 ‘알쓸신잡’, 즉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미스터 션샤인” 방영으로 돌풍을 일으킨 바도 있는 tvN의 이 프로에서 유시민은 논산의 동학 이야기를 꺼냈다.

누가 논산을 우리나라 역사의 한시대만으로 한정지어 말할 수 있을까? 논산은 우리 역사의 모든 시기를 품고 있는 고장이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의 나제의 최후 격전지이고 백제 계백장군의 숨결이 남아 있는 황산벌! 고려시대 왕건의 후삼국통일 위업이 남아 있는 개태사! 조선시대 기호유학의 중심이 된 사계 김장생 선생의 돈암서원..... 우리나라에 외국의 문물이 교류되어 근대화 창구 역할을 한 강경 포구와 근대 시설 등을 통해서 논산의 유구한 역사를 읽어낼 수가 있다.

 

구한말 저항의 땅 논산

 

최근 논산을 우리 국민 모두에게 알린 일등공신은 단연 “미스터 션샤인(미·션)”이다. 25회에 걸친 토일 연속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고공행진 덕분에 그 촬영지인 논산 연무의 선샤인랜드 관광객이 급증했고, 드라마가 종영된 지 해를 넘긴 지금도 잔상을 좇아서 즐겨찾는 대한민국 명소가 되었다. ‘남이섬’ 하면 “겨울연가의 배용준” 떠올리면서 국가적 명소가 되었듯 말이다.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은 1900년 전후 우리나라 근대 시절을 관통한다. 역사적으로 우리 근대사는 동학농민혁명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연결고리가 있다. 근대사의 산파랄 수 있는 동학농민혁명은 논산과도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항일의병들이 주인공인 미스터 션샤인 배경이 논산으로 설정된 것은 우연의 일치라기보다, 역사의 필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나만의 독단이려나?

이런 나의 짐작이 견강부회(牽强附會)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확인해 볼 겸, 동학군의 진군행로를 따라가 보자.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었던 그때 그 시절, 논산과 동학은 어떠했을까? 누가 뭐래도 동학(東學) 하면 녹두장군 전봉준이고, 그 혁명의 기운이 여전히 살아 있는 작금이다. 그런 동학이 논산과 연관이 있다면 동학군이 오래 머문 주둔지로서라기보다, 동학의 사상적 뿌리가 논산이지 않을까 하는 지리적 관점에서 찾고 싶다. 동학사상의 근본이 기호 유학의 중심지인 논산의 사상사적 가치 중심과 무관할 수가 없었을 것이고, 유교사상의 메카 논산은 동학 진원지와 멀지 않은 거리였다.

논산은 조선 성리학의 뿌리였다. 기호유학의 본산이다. 이곳에 서구 열강의 힘이 작용하던 19세기말 선교사들에 의해 구교와 신교가 들어오기 전, 무엇인가 우리의 사상사적 맥을 잇는 새로운 사상으로 동학과 민족사상이 있지 않았을까? 충분히 가능한 추론이다. 청과 일의 개입으로 인해 그 자생적 사상적 가치를 가진 조직 집단은 타격을 입고 상당부분 무너지고 말기는 하였지만....

동학농민혁명의 최대 분수령은 '공주 우금치 전투'이다. 이 전투를 앞두고 동학농민군들은 남접 전봉준 장군을 주력으로 북접 손병희 부대, 그리고 남접의 또다른 세력 김개순 부대가 논산으로 집결하였다고 전한다. 논산, 지금의 연산과 노성 쪽에서 공주 우금치 고개를 바라보며 진치고 있었던 것이다. 허지만 모양새는 다소 다른 형국이었다. 그 옛날 백제의 계백이 신라의 김유신과 마주했던 것과는 반대진영이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후백제 신검이 고려의 왕건과 마주했던 것과 비슷한 진영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논산을 기준으로 했을 때 논산에서의 싸움은 언제나 이기지 못하는 전투였다. 토착세력이 외부세력의 힘에 밀리는 모양새를 반복하곤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恨)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한을 달래는 것이 또 하나의 원이 되고 있는지도......

 

혁명기념일: 전주화약일 vs. 논산결집일

 

동학농민군은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논산에 집결, 진치고 있었지만, 시간을 너무 끌었다. 이게 일본군과 정부 관군이 진영을 갖추게 하는 빌미를 제공해주었다고 한다. 지도부의 판단 미쓰로 논산은 동학과의 인연에 긴 마침표를 찍게 되고 말았다. 공주 우금치는 단기간의 결과요 논산은 긴 과정인데, 이런 논산에 동학의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명재고택에 보면 불탄 흔적이 있는데, 그건 동학군의 방화라고 한다. 지주집이라고 하여 불을 질렀는데, 논산접주가 황급히 뛰어와 자기가 이 집의 주인임을 밝히면서 진화하게 된 해프닝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동학 혁명 실패 후에도 농민들은 도처에서 반정부 활동을 계속했고 전봉준을 다시 부르는 노래가 오랫동안 불리어졌다. 그 중에 그 중에 하나!

봉준아 봉준아 전봉준다, 

양에야 양철을 짊어지고 

놀미 갱갱이 패친했네.

‘양철=양식무기’ 무기를 탈취해 진군하던 정봉준이 ‘놀미=논산‘와 ‘갱갱이=강경’에서 패전했다는 내용입니다.

 

전북 동학혁명의 역사탐방로는 논산으로까지 연장되어야 마땅하다. 나아가, 동학을 전라도나 논산에 가두지 말고 대한민국과 세계로 확산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때 러시아 교과서는 세계사 중에서 최고의 사건이 바로 한국의 동학혁명이라고 적어 놓았다. 이처럼 우리의 위대한 역사 동학농민혁명을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파악해야만, 그들이 안타깝게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있을 것이다.

동학농민운동은 2004년 국가로부터 공식적인 혁명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국회에서는 “동학농민혁명이 3·1운동,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촛불시민혁명의 모태이고 오늘날 평등사상과 자유민주화의 지평을 연 근대 민족사의 대사건이기 때문에 마땅히 헌법 전문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주 우금치로 향하기 전 사생결단 전의를 다졌던 동학농민군의 집결지 논산! 이제부터 우리 논산에서도 동학농민혁명 유적을 발굴·조사·기념하는 사업을 시행하여야 한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을 앞두고 논산은 위기를 맞고 있다. 전주화약일과 논산결집일 두 가지를 놓고 논의 진행중인데, 논산이 밀리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작년 7월 12일, 논산농민회(회장·김홍제)는 2018 농민역사학교를 열었다. “동학농민혁명과 논산”이 주제였다. 향후 논산지역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사람들을 모아내고자 하는 의도에서 마련한 자리였다. 강사로는 신영우 충북대 교수가 나섰다. 동학농민혁명 전적지 답사는 공주와 예산지역이었다. 공주의 우금치 고개에서 논산을 바라보면서, 논산에 운집해 있던 동학농민군이 우금치 고개를 향해 진군해 오는 광경! 다름 아닌 논산의 역사요 세계사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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